경기헤드뉴스 최보영 기자 | ‘자연주의’라는 모호한 말 샘킴 셰프에게는 오랫동안 ‘자연주의’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듣기에는 건강하고 선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요리를 설명하는 언어로는 다소 모호하다. 가공을 줄인다는 의미인지, 채소를 많이 사용한다는 뜻인지, 자극적인 조미를 피한다는 것인지 경계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자연주의라는 말의 실체는 접시 위에서 확인해야 한다. 재료를 덜 건드리는 것만으로 좋은 요리가 되지는 않는다. 익힘이 부족하거나 간이 흐린 음식까지 자연스럽다고 부를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조리의 횟수가 아니라 개입의 방향이다.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남길 것인지, 그 선택이 주재료를 향하고 있는가가 기준이 된다. 뜨라또리아 샘킴의 점심 메뉴판에는 토마토, 랍스터, 비트, 버섯, 도미, 키조개, 문어, 딱새우처럼 재료의 이름만 적혀 있다. 조리법과 소스, 기교에 관한 설명은 없다. 메뉴판에서 요리사의 언어를 걷어내고 재료를 먼저 보게 한다. 이 짧은 명사들은 코스의 구성인 동시에 샘킴이 말하는 자연주의를 해석하는 열쇠다. 조리는 드러내기보다 뒷받침한다 코스 초반의 작은 요리들은 각 재료에서 무엇을 끌어낼 것인지 명확하게 구분한
경기헤드뉴스 최보영 기자 | 예약이 어렵다는 사실은 언제부터 음식의 수준을 설명하는 말이 되었을까. 요즘 인기 레스토랑을 이야기할 때 음식보다 먼저 등장하는 정보가 있다. 예약창이 몇 초 만에 닫혔는지, 신규 방문자가 자리를 얻기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다음 달 좌석을 확보하려면 언제 접속해야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공연이나 대학 수강 신청에 빗대 ‘예약 전쟁’, ‘스강신청’이라는 표현까지 생겼다. 어렵게 얻은 자리는 식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특별한 경험으로 소비된다. 예약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음식의 맛과는 별개의 만족을 주고, 그 희소성이 다시 식당의 명성을 높인다. 그러나 예약하기 어렵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식당인 것은 아니다. 화제성과 좌석의 희소성만으로도 한동안 예약창은 붐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첫 호기심이 사라진 뒤에도 사람들이 다시 그 자리를 원하는가이다. 지속되는 예약 전쟁은 유명세보다 재방문에서 시작된다. 첫 예약을 만드는 이름 국내 상위 스시야를 손꼽을 때 빠지기 어려운 이름 가운데 하나가 스시사이토 쥬욘이다. 한때 첫 방문까지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렸을 만큼 예약 난도가 높았던 곳이다. 스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경기헤드뉴스 최보영 기자 | 강한 맛보다 오래 남는 맛 맛은 언제나 강한 쪽으로 흐르기 쉽다. 더 맵게, 더 달게, 더 짜게, 더 진하게. 현대의 외식은 대개 감각을 즉각적으로 붙잡는 방식에 익숙하다. 한입에 인상이 남아야 하고, 첫 숟가락에 설명이 끝나야 하며, 먹는 순간 반응이 나와야 한다. 그런 시대에 평양냉면은 조금 다른 속도로 다가오는 음식이다. 처음부터 맛을 밀어붙이지 않는다. 오히려 한 걸음 물러서 있다. 맑은 육수, 메밀면, 얇은 고명, 낮은 간. 이 모든 요소는 입안을 장악하기보다 천천히 열어둔다. 그래서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일은 단순히 한 그릇의 냉면을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덜어낸 맛을 받아들이는 감각에 가까워진다. 능라도는 서울 평양냉면의 대중적 확산 과정에서 자주 언급되는 이름 중 하나다. 판교에서 시작해 서울 주요 지역으로 자리를 넓혀왔고, 한때 미쉐린 빕 구르망에 이름을 올리며 평양냉면을 보다 넓은 식탁 위로 끌어낸 식당으로도 알려져 있다. 강남점은 삼성동에 자리하고 있으며, 평양냉면을 중심으로 불고기, 접시만두, 어복쟁반, 제육, 수육 등 이북음식의 흐름을 함께 다룬다. 이날 식탁에는 불고기, 평양냉면, 접시만두가 올랐다. 메뉴만
경기헤드뉴스 최보영 기자 | 서촌에는 유난히 오래된 집들이 많다. 그러나 오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기억에 남는 식당은 많지 않다. 시간이 지나며 낡은 곳은 생기지만, 세월이 오히려 개성이 되는 곳은 드물다. 영화루는 그 드문 경우에 속한다. 종로구 누하동 골목 안에 자리한 이 중식당은 여러 매체와 맛집 기록에서 반세기가 넘는 업력을 지닌 서촌의 노포로 소개 돼 왔고, 지금도 고추간짜장과 고추짬뽕으로 가장 먼저 이름이 오르는 집이다. 식신로드 서촌 특집 등에 등장하며 대중적으로도 알려졌지만, 영화루의 진짜 힘은 방송 이력보다 오랜 시간 축적된 공간의 분위기와 한 그릇의 인상에 있다. 서촌 골목 안에 남아 있는 오래된 식당의 표정 영화루의 인상은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시작된다. 세월이 밴 간판, 희끗한 외벽, 옛 중국집 특유의 문짝과 창살은 요즘 새로 꾸며 만든 복고풍과는 결이 다르다. 이곳은 레트로를 연출한 장소가 아니라, 실제 시간을 통과하며 지금의 얼굴이 된 공간이다. 서울시가 이곳을 “50년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중화요릿집”으로 소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영화루는 단순한 중식당이 아니라, 서촌이라는 동네가 지나온 생활의 밀도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경기헤드뉴스 최보영 기자 | 개포동의 조용한 도로변, 화려한 간판보다 ‘익숙한 손길’이 먼저 떠오르는 와인바가 있다. 앨리스 와인비스트로. 이곳은 큰 이벤트를 만들지 않아도 오래 기억되는 집이며, 단골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적용되는 몇 안 되는 공간이다. 요즘처럼 취향의 속도가 빠르고 레스토랑의 방향성이 자주 흔들리는 시대에, “언제 가도 비슷한 완성도를 기대할 수 있는 집”은 오히려 드물다. 앨리스는 그 신뢰를 꾸준히 축적해온 공간이다. 한 접시가 만드는 설계된 균형 테이블 위에 먼저 놓이는 시그니처 플래터는 이 집의 방향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16시간 수비드로 부드럽게 익힌 아롱사태, 담백하게 조리된 해산물, 그리고 미나리무침과 갓김치, 감태김까지. 구성은 다채롭지만 각각이 튀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특히 이 집의 특징은 ‘덜어내는 조리’에 있다. 간은 과하지 않고, 지방감은 조절되어 있으며, 각각의 요소는 와인과의 호흡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다. 결국 이 플래터는 단순한 모둠 구성이 아니라, 이 공간이 추구하는 밸런스의 축소판에 가깝다. 단순한 재료, 정교한 결과 – 당근 라페 눈에 띄는 화려함 대신, 오히려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당근
경기헤드뉴스 최보영 기자 | 지중해의 향을 접시에 담다 — 호박꽃 튀김과 송이버섯 파스타, 전갱이 파스타로 읽는 ‘시칠리’의 요리 철학 남부 이탈리아의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 서울 한남동에는 다양한 레스토랑이 모여 있지만, 이름만으로도 방향성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식당은 의외로 많지 않다. 그중에서도 ‘시칠리(Sicili)’라는 이름은 꽤 명확하다. 시칠리는 이탈리아 남부, 지중해 한가운데 자리한 섬이다. 유럽과 북아프리카, 그리고 중동의 문화가 오랫동안 교차하며 형성된 음식 문화는 이탈리아 본토와도 미묘하게 다르다. 올리브 오일, 해산물, 토마토, 허브가 중심이 되는 요리. 강렬하면서도 햇빛을 머금은 듯 밝은 맛이 특징이다. 한남동 골목에 자리한 이 작은 레스토랑은 바로 그 남부의 감각을 요리에 담아낸다. 과장된 연출이나 장식적인 플레이팅보다, 재료의 향과 균형을 중심에 둔 요리가 이어진다. 호박꽃 튀김 – 남부 이탈리아의 초록 향 호박꽃 튀김은 남부 이탈리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리다. 꽃 안에 치즈나 허브를 넣어 튀기거나, 가볍게 반죽을 입혀 바삭하게 익힌다. 단순한 요리처럼 보이지만, 재료의 향과 튀김의 온도 균형이 중요하다. 시칠리의 호박꽃 튀김은 속
경기헤드뉴스 최보영 기자 | 막걸리와 수육, 한국 술상의 출발점 서울 신사동 골목 안에 자리한 묵전의 상은 요란하지 않다. 그러나 그 위에 놓인 막걸리 주전자와 둥근 잔, 그리고 도마 위에 가지런히 놓인 한방수육은 한국 술상의 오래된 문법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막걸리는 오랫동안 농주의 이미지에 묶여 있었다. 쌀을 발효해 빚은 이 탁주는 서민의 술로 소비되었고 도시적 세련됨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그러나 최근 전통주에 대한 재해석이 이루어지면서 막걸리는 다시 식탁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그 변화의 핵심은 술 자체가 아니라 술과 함께 놓이는 음식의 구조에 있다. 한방수육은 강하게 양념하지 않는다. 삶는 조리법을 통해 지방과 살코기의 층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육즙을 붙잡은 채 부드럽게 풀어낸다. 한방 향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배경에 머문다. 이 담백함이 막걸리의 은은한 산미와 맞물리며 기름의 무게를 정리한다. 술이 맛을 덮지 않고 흐름을 이어주는 방식, 이것이 한국 술상의 시작점이다. 감자전과 미나리전, 부침의 두 결 묵전의 술상에서 전은 중심을 이룬다. 감자전과 미나리전은 같은 부침이지만 결이 다르다. 감자전은 전분의 밀도로 완성된다. 기름 위에서 눌리듯 익으며
경기헤드뉴스 최보영 기자 | 분 자요리의 시대를 지나온 셰프 신동민 셰프는 한국에 분자요리가 소개되던 초창기를 직접 경험한 요리인이다. 요리를 감각이 아닌 구조와 과학의 언어로 해석하던 시기, 그는 식재료의 질감과 밀도, 온도 변화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조리 표현을 시도해왔다. 당시 분자요리는 기술의 과시가 아니라, 요리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실험적 언어였다. 일본 요리 교육을 기반으로 한 조리 경험과 해외에서의 실험적 환경은 그의 요리에 기술적 정확성과 구조적 사고를 동시에 남겼다. 재료를 해체하고 다시 조합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그는 맛을 ‘쌓는 것’이 아니라 ‘설계하는 것’으로 이해하게 됐다. 기술 이후에 선택한 단순함 모든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뒤, 신동민 셰프는 오히려 복잡한 장치를 덜어내기 시작했다. 화려한 기법보다 중요한 것은 재료가 가진 질감과 단맛의 중심을 얼마나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가였다. 이는 기술의 포기가 아니라, 기술을 충분히 이해한 이후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그 선택의 결과물이 가로수길의 디저트 공간 당옥이다. 이곳의 디저트는 과장된 장식 대신, 재료의 구조와 균형에 집중한다. 몽실타래 – 설계된 단맛 당옥
경기헤드뉴스 최보영 기자 | 신선함의 본질을 맛보다 도심 한복판, 청담동에서 ‘신선도’라는 단어가 이렇게 절실하게 다가온 적은 드물었다. 고기 맛을 논할 때 흔히 마블링이나 숙성, 혹은 두터운 감칠맛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도직한우는 그 모든 미사여구에 앞서 ‘신선함’이라는 본질을 이야기한다. 말 그대로 도축장에서 식탁까지 단절 없이 이어지는 시스템이 만들어낸 결과물. 매일 아침 광주의 삼호축산에서 직송된 암소 한우는 공기와 빛에 노출될 틈도 없이 매장으로 도착한다. 고기의 붉은빛은 투명하고 선명하며, 마치 살아 숨 쉬는 듯한 질감을 품고 있다. 이 신선함은 단순히 시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고기를 다루는 방식, 보관과 해동의 절차, 온도 조절, 그리고 잘라내는 손놀림까지. 도직한우는 이 모든 단계에서 고기의 생명력을 지켜내는 방식을 고집하고 있었다. 쌩고기 – 가장 순수한 형태의 감동 이 집의 대표 메뉴 중 하나는 다름 아닌 ‘쌩고기’다. 육사시미라 불리기도 하는 이 메뉴는 한우를 얇게 저며 생으로 내는 방식인데, 흔히 접하는 육회와는 또 다른 결의 세계를 보여준다. 얇게 썰린 고기는 입안에서 흘러내릴 듯 부드럽고, 씹을수록 육즙이 은은하게 퍼진다. 그 식감
경기헤드뉴스 최보영 기자 | 도곡여울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일본식 이자카야다. 바 테이블 중심의 구조를 갖춘 이 식당은 사시미와 생선구이, 튀김과 면 요리를 축으로 메뉴를 구성하며, 화려한 연출보다는 재료의 상태와 조리의 밀도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도곡여울의 음식은 강한 인상을 남기기보다, 반복해서 찾게 되는 기준점을 만드는 데 가까운 성격을 지닌다. 이 식당을 관통하는 태도는 명확하다. 일본 요리를 그대로 재현하려 하지 않고, 일본 요리가 오랫동안 축적해 온 절제와 균형, 그리고 판단의 감각을 자기 언어로 풀어낸다. 도곡여울의 요리는 이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첫 접시가 말해주는 방향 피조개 초된장 무침은 도곡여울의 출발점을 보여주는 메뉴다. 피조개의 탄력은 과하지 않으며, 씹는 순간 즉각적으로 튀어 오르기보다 천천히 되돌아오는 질감을 유지한다. 초된장은 산미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피조개가 가진 철분 향과 감칠맛을 덮지 않는 선에서만 작동한다. 이 접시는 강한 자극을 통해 인상을 남기기보다, 이후 이어질 요리의 흐름을 열어두는 역할에 충실하다. 담백함과 지방의 거리 흰살 사시미에 안키모가 곁들여진 접시는 도곡여울이 균형을 어떻
경기헤드뉴스 최보영 기자 | 서울에서 ‘오뎅’을 이야기할 때, 더 이상 타이키를 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 곳은 유행하는 메뉴를 빠르게 소비하는 식당이 아니라, 한 장르를 오래 붙들고 밀도를 쌓아온 공간이기 때문이다. 타이키는 이름부터 분명하다. 김태휘 대표의 이름에서 따온 상호로, ‘클 태(太), 빛날 휘(輝)’라는 뜻을 품고 있다. 이 이름은 단순한 차용이 아니라, 공간 전체를 관통하는 태도에 가깝다. 크지 않은 가게, 많지 않은 좌석, 복잡한 장식 대신 손끝의 정성과 설계된 감각으로 음식의 온기를 드러낸다. 김태휘 대표는 ‘정통’을 표방하지 않는다. 대신 구조를 이해하고, 재해석한다. 음식은 그에게 있어 손으로 구현하는 하나의 디자인 결과물이다. 이 집의 오뎅은 화려하지 않다. 그렇다고 단순하지도 않다. 무, 곤약, 계란, 바지락, 새우 오뎅, 유부와 두부를 활용한 수제 오뎅들까지, 기본 재료를 중심으로 구성되지만 각각의 식감과 온도, 국물 흡수의 정도가 치밀하게 계산돼 있다. 오뎅을 먹는 순서에 따라 국물의 인상이 달라지고, 술의 선택도 자연스럽게 바뀐다. 타이키에서 국물은 배경이 아니라 구조다. 다시의 농도는 과하지 않게 유지되며, 재료는 국물과의
경기헤드뉴스 최보영 기자 | 서울 양재천 뒷골목, 화려함 대신 단단한 감각이 숨어 있는 공간이 있다. 익숙한 건물과 거리 안쪽에서 문득 발견되는 식당 ‘엘쁠라또(El Plato)’는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맛을 통해 기억에 남는 집이다. 요란하지 않고, 차분하게 좋은 음식을 내놓는 이곳은 황재원 셰프가 중심에 선다. 엘쁠라또의 메뉴는 본질적으로는 스페인 요리를 기반에 두고 있지만, 전형적인 타파스 바의 분위기와는 결이 다르다. 그보다는 요리를 ‘차례대로 흐르게’ 만든 이의 손길이 느껴지는 구성이다. 식사는 재료의 조합과 조리의 타이밍, 테이블 위 분위기까지 포함해 마치 “어떤 대화”처럼 흘러간다. 연어의 말끔함으로 문을 열다 첫 접시는 연어 타르타르 스타일의 전채 요리. 고운 색감의 연어가 얇게 슬라이스되어 부드럽게 입 안을 감싸고, 산뜻한 크림과 감귤 계열의 향이 가볍게 균형을 잡아준다. 가볍게 시작하되, 심심하지 않은 질감과 맛. 시작부터 식사의 리듬이 정돈되는 느낌이었다. 로메인, 계란, 하몽이 주는 따뜻한 온기 두 번째 접시는 구운 로메인이었다. 그 옆에는 반숙 계란과 하몽이 서로를 느슨하게 지지해주는 듯한 구성. 불맛을 머금은 채소와 하몽의 깊이,
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세계 주요국이 수소 투자를 앞다퉈 늘리는 사이 한국은 오히려 관련 예산을 줄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그동안의 집행 실적에 맞춰 예산을 현실화한 것일 뿐, 단순한 지원 축소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2027년 예산안에 따르면 수소전기차 보조금은 올해 5,762억 원에서 내년 4,457억 원으로 약 23% 줄었다. 수소충전소 구축 지원 예산도 1,897억 원에서 1,197억 원으로 약 37% 감소했다. 수소차 보조금은 2025년 7,218억 원을 정점으로 2년 연속 줄어드는 흐름이다. 기후부는 예산을 실제로 쓰이는 수준에 맞췄다는 입장이다. 방송 보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소차 보조금 사업의 실집행률은 20~50% 수준이었고, 지난해 수소충전소 사업 집행률은 30%에 머물렀다. 실제로 국회예산정책처는 2024년 8월 기준 수소차 보급 사업의 예산집행률이 26%에 그쳤다고 지적한 바 있다. 수소충전소 사업도 2025년 8월 말 기준 민간 부문 실집행률이 9.4%에 머물렀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리면 기업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며, 예측 가능한 지원 방향을 보여 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소는 차
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전체 고용 지표는 좋아졌는데, 청년만 그 흐름에서 비켜서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9일 발표한 '2026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64세 고용률은 70.4%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올랐다. 8월 기준으로 70%를 넘은 것은 198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취업자도 2,915만1,000명으로 18만4,000명 늘었다. 다만 다른 달을 포함한 절대 수치로는 이전에도 70%를 넘긴 적이 있어, '8월 기준' 최고 기록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문제는 연령대별 격차다. 통계상 15~29세를 청년으로 볼 때 지난달 청년 고용률은 44.1%로 1.0%포인트 떨어졌다. 2024년 5월 이후 28개월 연속 하락이다. 청년 취업자는 14만3,000명 줄어 4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고, 실업률은 5.4%로 0.5%포인트 올라 2022년 8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반면 30대 고용률은 81.1%로 0.3%포인트 오르며 되레 상승했다. 첫 일자리로 들어서는 문이 좁아졌다는 신호다. 현장의 체감도 다르지 않다. 패션업계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장은선 씨는 주중에 졸업 작품과 자격증 준비를 하고, 주말에는 1년째 인
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주인 없는 무인 전자담배 매장에 청소년이 드나든다는 우려가 이어져 온 가운데, 정부가 아예 문턱을 넘지 못하게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성평등가족부는 무인 형태로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업소를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로 지정하는 고시 제정안을 9월 14일부터 10월 6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배경에는 담배사업법 개정이 있다. 4월 24일 시행된 개정법이 담배의 정의를 '연초나 니코틴'을 원료로 한 것으로 넓히면서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도 법적 담배가 됐다. 1988년 법 제정 이후 37년 만의 변화다. 현행법상 청소년에게 전자담배 기기나 액상을 팔 때는 나이와 본인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지만,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 매장에서는 신분증을 직접 대조할 방법이 없다. 기계 인증 역시 위·변조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매 단계만 막아서는 한계가 있으니 출입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적용 대상은 업주나 종사자가 상주하지 않고 자동판매기 등을 통해 전자담배 기기장치류와 전용 액상을 파는 업소다. 고시가 확정되면 이들 점포는 청소년보호법상 출입·고용금지업소로 묶인다. 물건을 사지 못하는 수준을 넘어 청소년이 아르바이트
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먼저 청년 주거 지원의 폭이 넓어진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증을 서 주는 청년 전세대출 보증의 대상 연령이 이달부터 만 34세 이하에서 만 39세 이하로 확대된다. 나이 제한에 걸려 지원을 받지 못했던 30대 후반 무주택 청년도 문을 두드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소득 요건은 연 7천만 원 이하가 그대로 적용되고, 신혼부부는 부부 합산이 아니라 한 사람의 연소득이 7천만 원 이하인지로 판단한다. 신혼부부와 자녀가 있는 가구의 대출 한도는 기존 최대 2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늘어난다. 보금자리론의 이른바 '결혼 페널티'도 완화된다. 지금은 미혼이면 연소득 7천만 원 이하, 무자녀 신혼부부는 부부 합산 8,500만 원 이하여야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결혼 뒤 소득을 합치면 대상에서 빠지는 일이 생기고, 집을 살 때까지 혼인신고를 미루는 사례도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결혼으로 생기는 제도상 불이익을 점검하라고 지시한 데 따라, 오는 19일부터는 부부 합산 소득이 기준을 넘더라도 부부 중 한 명의 연소득이 7천만 원 이하이면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다. 여행 계획 세우기도 한결 수월해진다. 이번 달부터 철도 승차권을 열차 출발 두 달
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재정경제부가 2027년 예산안의 핵심 사업 네 가지를 '경제 치트키'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다. 어려운 용어와 복잡한 숫자를 덜어내고 국민 눈높이에서 설명하겠다는 취지다. 재경부 설명 영상에 '예산 1타 강사'로 나선 박경찬 씨는 먼저 예산 규모를 짚었다. 일반회계 기준 2027년 재경부 예산은 1.6조원이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경제부총리 부처치고는 작은 편이다. 부처들이 함께 만든 산업·고용·국토 정책이 결국 해당 부처 예산으로 구체화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공공자금관리기금,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기금까지 합하면 재경부의 전체 예산은 39조7000억원이다. 첫 번째 치트키는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다. 박 씨는 노르웨이·싱가포르 등 해외 국부펀드를 벤치마킹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한국투자공사라는 국부펀드가 있지만, 외국 자산에 외화로만 투자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한국투자공사에 전략투자계정을 새로 만들어 AI·반도체·로봇·바이오 같은 국내 전략산업에 직접 투자하게 한다. 단기 성과를 좇는 민간 투자와 달리, 유망 기업이 장기 기술개발에 몰두하도록 곁을 지키는 역할이다. 투자 수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