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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섬 ...숙성이 만든 힘의 균형

일반적인 횟집? 노노~ 작은 다이닝 공간에 가까운 '대물섬'

경기헤드뉴스 최보영 기자 | 

 

여의도에서 이어진 이름

 

서울 한남동에 자리한 대물섬은 여의도에서 이미 이름을 알렸던 ‘대물집’의 확장판이다. 이름처럼 큰 생선을 다루는 집으로, 3kg 이상의 대광어만을 고집해 숙성회를 내놓는다. 이는 단순히 활어회를 써는 방식과는 다르다. 숙성이라는 과정을 통해 단맛과 감칠맛을 끌어내고, 회에 새로운 결을 부여한다. 대물섬은 그렇게 크기와 숙성이라는 두 가지 원칙 위에 자신만의 철학을 세운다.

 

숙성회가 보여주는 섬세함

 

 

대물섬의 대표 메뉴는 역시 대광어 숙성회다. 투명하게 빛나는 살점은 단정한 배열 속에 놓여 있으며, 첫입은 쫀득한 식감과 은은한 단맛으로 시작된다. 숙성에서 비롯된 감칠맛은 활어회가 주는 즉각적인 신선함과는 다른 차원의 깊이를 전한다.

곁들여지는 깻잎, 김, 묵은지는 단순한 곁가지가 아니라 회를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묵은지와 함께 먹는 순간, 숙성회의 풍미는 또렷한 대비를 이루며 더욱 강렬해진다. 이는 정제된 섬세함을 맛보게 하는 방식이다.

 

소금김밥, 본질을 드러내는 장치

 

 

대물섬의 식탁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메뉴는 소금김밥이다. 밥과 김만으로 이루어진 단출한 형태지만, 그 소박함 속에서 오히려 숙성회의 본질이 드러난다. 밥알의 고슬고슬한 질감과 김의 고소함이 대광어의 단맛을 받쳐주며, 회가 가진 맛의 방향성을 또렷하게 만들어준다.

묵은지나 와사비 간장을 곁들이면 단순한 밥 한 줄이 숙성회를 위한 무대가 된다. 이는 대물섬이 보여주는 또 다른 철학, 즉 본질을 해치지 않고 돋보이게 하는 균형의 미학이다.

 

뽈락구이가 전하는 호쾌함

 

 

섬세한 숙성회와 단출한 소금김밥 뒤에는 대물 뽈락구이가 기다리고 있다. 통째로 바삭하게 구워져 나온 뽈락은 테이블에 놓이는 순간부터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촉촉해 젓가락으로 발라내는 재미가 있으며, 간장 양념에 찍어 먹으면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한층 살아난다.

숙성회가 정밀하게 다듬어진 맛이라면, 뽈락구이는 직설적이고 호방한 맛이다. 서로 다른 방향의 두 맛이 식사의 리듬을 완성하며, 이는 대물섬이 보여주는 균형의 한 축이 된다.

 

공간과 맥락

 

대물섬 한남은 한남오거리 인근의 북적이는 거리에 자리한다. 내부는 세련되면서도 넓은 공간으로, 저녁 시간이 되면 금세 만석이 된다. 예약이 필수라는 점이 이곳의 인기를 방증한다. 홀의 단정한 세팅은 흔한 횟집이라기보다 작은 다이닝 공간에 가깝다. 한남동이라는 도심 속에서 대물섬은 숙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섬세함과 호쾌함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맥락을 만든다.

 

섬세함과 호쾌함 사이

 

대물섬 한남에서의 식사는 대비와 균형으로 요약된다. 대광어 숙성회는 시간을 통해 정제된 섬세함을, 소금김밥은 본질을 드러내는 단출함을, 뽈락구이는 대물다운 호쾌함을 보여준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성격의 맛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균형을 이루며, 결국 대물섬의 이름을 완성한다.

한남동에서 특별한 회를 찾는 이들에게, 대물섬은 일반적인 횟집이 아니라 숙성과 균형의 철학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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