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수화기 너머로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고, 낯선 남성이 아이가 욕을 했다며 부모를 거칠게 협박한다. 부모라면 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순간이지만, 이 울음소리는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AI로 조작한 아이 울음소리로 돈을 요구하는 자녀 납치 빙자 보이스피싱에 소비자경보 '주의'를 내렸다. 요즘 보이스피싱은 처음부터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방송에 출연한 이한나 변호사 등 전문가들에 따르면, 범죄 조직은 여러 단계를 거쳐 신뢰를 쌓은 뒤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해 외부 확인과 신고를 막는다. 검찰을 사칭해 가짜 구속영장을 내밀고, 새 휴대전화를 사게 한 뒤 모텔에 머물게 해 외부와 연락을 끊게 하는 식이다. 20대 피해자가 2주 동안 외부와 단절된 채 1억 6천만 원을 잃은 사례도 있다. 수법은 점점 조직화하고 있다. 허위 카드 결제 문자로 링크를 누르게 한 뒤 금감원 직원과 검사가 차례로 연락해 오니, 피해자는 이들이 한편이라는 걸 눈치채기 어렵다. 실존하는 검사 이름이나 SNS에 노출된 변호사의 얼굴과 이름을 도용해 검색해도 진짜처럼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변호사가 먼저 전화해 돈을 찾아 주겠다고 나서
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해외에 거점을 둔 초국가범죄 피의자 검거가 올해 8개월 만에 지난해 한 해 실적을 넘어섰다. 단속이 거세지자 조직들이 더 먼 나라로 거점을 옮기는 '풍선효과'도 함께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준환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해외에서 검거된 초국가범죄 피의자는 806명이다. 지난해 연간 검거 인원 658명을 이미 넘어섰다. 유형별로는 온라인 스캠이 543명으로 가장 많았고 사이버도박 197명, 마약 66명이 뒤를 이었다. 캄보디아 검거 인원은 지난해 262명에서 올해 206명으로 줄었다. 반면 베트남은 58명에서 150명, 말레이시아는 16명에서 108명으로 늘었다. 변화의 계기는 지난해 캄보디아 대학생 사망 사건이었다. 지난해 7월 17일 박람회에 간다며 출국한 20대 박모 씨는 8월 8일 캄폿주 보코산 인근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부는 10월 김진아 외교부 제2차관을 단장으로 한 정부합동대응팀을 급파했다. 11월 27일에는 국가정보원과 캄보디아 경찰의 공조로 주범인 중국 국적 조선족 리광하오가 프놈펜에서 체포됐다. 총책 함모 씨는 법무부가 국정원 첩보를 토대로 태국에 긴급인도구속을
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고인의 장례비를 치르려다 계좌가 막혀 유가족이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는 보도에 대해 정부가 "사실과 다르다"고 바로잡았다. 사망 바로 다음 날 계좌가 동결되는 것이 아니라, 사망신고를 접수한 다음 날부터 금융거래가 차단된다는 설명이다. 앞서 한 매체는 정부의 사망자 명의 불법 금융거래 차단 시스템 때문에 사망 바로 다음 날 계좌가 동결됐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유족들이 필요한 인출조차 하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차단 시점은 '사망일' 아닌 '사망신고 다음 날' 정부에 따르면 고인의 금융거래는 사망일 다음 날부터 곧바로 차단되지 않는다. 유가족이 장례 절차 등을 모두 마무리하고 지자체에 사망신고를 접수하면, 그 다음 날부터 차단된다. 장례비·병원비·치료비는 예외 인출 사망신고 이후라도 고인의 장례비나 병원비, 치료비 등 불가피한 예금 인출은 예외적으로 가능하다. 유가족이 가족관계증명서와 증빙서류를 금융회사에 내면, 금융회사가 병원이나 장례식장 등에 비용을 직접 보내는 방식이다. 고인 명의의 모든 재산은 상속 절차에 따라 상속인에게 적법하게 승계된다. 정보 공유 '월 1회→일 1회'로 명의도용 차단 이번 제도는 불법 대출이나 대포통
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추석이 다가오면 차례를 둘러싼 고민도 함께 커진다. 온라인에는 제사를 꼭 지내야 하느냐는 질문부터 명절에 여행을 가고 싶다는 글까지 다양한 사연이 올라온다. 음식을 놓는 순서와 규칙도 명절마다 되풀이되는 숙제다. 흔히 차례상 규칙으로 알려진 것이 홍동백서, 조율이시, 어동육서다.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 두고, 과일은 대추·밤·배·감 순서로 놓으며, 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에 놓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에 따르면 홍동백서, 조율이시 같은 표현은 예법을 다룬 옛 문헌에 없다. 대추·밤·배·감 순서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근거도 없다. 음식은 편하게 놓으면 된다는 게 성균관의 설명이다. 차례는 본래 '차를 올리는 예'라는 뜻이다. 수확의 철을 맞아 차와 술, 음식을 올려 예를 갖추는 자리였을 뿐, 푸짐한 상을 요구하는 전통은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보다 간소했다. 한 상 가득 차리는 문화는 살림이 넉넉해지면서 더 많은 음식을 올리게 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차례주에는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남아 있다. 집에서 빚던 가양주가 통제되면서 그 자리를 일본식 청주가 차지했다. 일본 청주의 상표명이던 '정종'이
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추석을 앞두고 배값이 30% 넘게 뛰었다, 두부 대란이 온다는 기사가 잇따랐다. 숫자를 하나씩 들여다보면 사실인 부분과 맥락이 빠진 부분이 섞여 있다. 배는 '다른 품종' 가격이었다. 지난 8일 한국경제는 배값이 작년보다 30% 넘게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신고 배 도매가격은 9월 상순 15kg에 55,936원으로 전년보다 36.7% 높았다. 그러나 9월 1주 차까지 시장에서 주로 팔린 원황 배의 도매가는 전년보다 15.8% 낮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기사에 인용된 신고배 소매가격이 2026년산 햇배가 아니라 2025년산 저장배의 8월 하순 가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애호박은 날씨 탓, 일시적이다. 8월 중순 이후 일조시간이 평년보다 42.1% 줄면서 출하가 늦어졌고, 도매가격이 20개에 5만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방송 보도에 따르면 도매가는 최근 3만 원대 후반까지 내려왔고, 주산지 경기 양주의 반입량도 하루 20톤에서 60톤으로 늘었다. 농식품부도 도매·소매가격이 하락 추세라고 밝혔다. 계란은 '둘 다 사실'이다. 9월 상순 산지가격은 전년보다 10.4% 높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줄었던 생산량 여파다. 다만 7월
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탄두 중량만 8톤에 이르는 현무-5가 조용히 야전으로 들어갔다. 2024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지난해 말부터 작전부대 배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국가전략연구원 김대영 군사전문연구위원은 공개 당시를 "상상 속 동물이 현장에 등장한 것 같았다"는 말로 표현하며,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초대형 재래식 탄도미사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무-5를 따라다니는 별명은 벙커버스터다. 적의 주요 군사시설 대부분이 지하에 있는 만큼 관통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공중에서 투발하는 벙커버스터는 전투기가 떠야 하지만, 탄도미사일은 버튼만 누르면 수분 내 목표에 도달한다는 점을 개발 배경으로 들었다. 가장 자주 비교되는 무기는 미국의 GBU-57이다. 총중량은 약 13.6톤이지만 폭약은 2.7톤 남짓이고, 나머지는 지하 깊숙이 박히는 관통체다. 지난해 6월 포르도와 나탄즈 공격 때 실제 사용됐다. 현무-5는 발사 뒤 정점을 찍고 마하 10 이상으로 낙하하면서 신관이 작동해 지하로 파고드는 방식이다. 뿌리는 4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8년 백곰이 첫 지대지 미사일로 등장했고, 신군부 시기
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취임 후 일곱 번째 회견으로,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를 내걸었다. 이날 회견은 이전과 분위기부터 달랐다. 의자를 치우고 100분 내내 선 채로 진행했고, 기자들과의 거리도 좁혔다. 농담이나 즉흥적인 말은 크게 줄었다. 기자들 앞에 선 이 대통령은 너무 많은 과제 앞에 마음이 바빠 더 많은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말로 회견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선거 이후 일면 저로서는 갑작스러운 국민의 실망과 걱정에 직면해 당황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많은 시간 숙고하고 성찰한 결과는 언제나 국민은 옳다"고 말했다. 가장 분명한 답이 나온 대목은 연임 문제였다. 이 대통령은 헌법 개정을 통한 자신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며 연임을 생각해 본 적조차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확고하게 말씀드린다. 저는 연임할 생각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검찰개혁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역사적 과제인 불가역적 검찰 개혁을 책임 있게 완수하겠다"고 약속했다. 검사의 수사 배제, 공소청과 중수청 분리로 수사·기소 분리라는
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세계 주요국이 수소 투자를 앞다퉈 늘리는 사이 한국은 오히려 관련 예산을 줄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그동안의 집행 실적에 맞춰 예산을 현실화한 것일 뿐, 단순한 지원 축소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2027년 예산안에 따르면 수소전기차 보조금은 올해 5,762억 원에서 내년 4,457억 원으로 약 23% 줄었다. 수소충전소 구축 지원 예산도 1,897억 원에서 1,197억 원으로 약 37% 감소했다. 수소차 보조금은 2025년 7,218억 원을 정점으로 2년 연속 줄어드는 흐름이다. 기후부는 예산을 실제로 쓰이는 수준에 맞췄다는 입장이다. 방송 보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소차 보조금 사업의 실집행률은 20~50% 수준이었고, 지난해 수소충전소 사업 집행률은 30%에 머물렀다. 실제로 국회예산정책처는 2024년 8월 기준 수소차 보급 사업의 예산집행률이 26%에 그쳤다고 지적한 바 있다. 수소충전소 사업도 2025년 8월 말 기준 민간 부문 실집행률이 9.4%에 머물렀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리면 기업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며, 예측 가능한 지원 방향을 보여 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소는 차
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전체 고용 지표는 좋아졌는데, 청년만 그 흐름에서 비켜서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9일 발표한 '2026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64세 고용률은 70.4%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올랐다. 8월 기준으로 70%를 넘은 것은 198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취업자도 2,915만1,000명으로 18만4,000명 늘었다. 다만 다른 달을 포함한 절대 수치로는 이전에도 70%를 넘긴 적이 있어, '8월 기준' 최고 기록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문제는 연령대별 격차다. 통계상 15~29세를 청년으로 볼 때 지난달 청년 고용률은 44.1%로 1.0%포인트 떨어졌다. 2024년 5월 이후 28개월 연속 하락이다. 청년 취업자는 14만3,000명 줄어 4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고, 실업률은 5.4%로 0.5%포인트 올라 2022년 8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반면 30대 고용률은 81.1%로 0.3%포인트 오르며 되레 상승했다. 첫 일자리로 들어서는 문이 좁아졌다는 신호다. 현장의 체감도 다르지 않다. 패션업계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장은선 씨는 주중에 졸업 작품과 자격증 준비를 하고, 주말에는 1년째 인
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주인 없는 무인 전자담배 매장에 청소년이 드나든다는 우려가 이어져 온 가운데, 정부가 아예 문턱을 넘지 못하게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성평등가족부는 무인 형태로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업소를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로 지정하는 고시 제정안을 9월 14일부터 10월 6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배경에는 담배사업법 개정이 있다. 4월 24일 시행된 개정법이 담배의 정의를 '연초나 니코틴'을 원료로 한 것으로 넓히면서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도 법적 담배가 됐다. 1988년 법 제정 이후 37년 만의 변화다. 현행법상 청소년에게 전자담배 기기나 액상을 팔 때는 나이와 본인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지만,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 매장에서는 신분증을 직접 대조할 방법이 없다. 기계 인증 역시 위·변조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매 단계만 막아서는 한계가 있으니 출입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적용 대상은 업주나 종사자가 상주하지 않고 자동판매기 등을 통해 전자담배 기기장치류와 전용 액상을 파는 업소다. 고시가 확정되면 이들 점포는 청소년보호법상 출입·고용금지업소로 묶인다. 물건을 사지 못하는 수준을 넘어 청소년이 아르바이트
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먼저 청년 주거 지원의 폭이 넓어진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증을 서 주는 청년 전세대출 보증의 대상 연령이 이달부터 만 34세 이하에서 만 39세 이하로 확대된다. 나이 제한에 걸려 지원을 받지 못했던 30대 후반 무주택 청년도 문을 두드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소득 요건은 연 7천만 원 이하가 그대로 적용되고, 신혼부부는 부부 합산이 아니라 한 사람의 연소득이 7천만 원 이하인지로 판단한다. 신혼부부와 자녀가 있는 가구의 대출 한도는 기존 최대 2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늘어난다. 보금자리론의 이른바 '결혼 페널티'도 완화된다. 지금은 미혼이면 연소득 7천만 원 이하, 무자녀 신혼부부는 부부 합산 8,500만 원 이하여야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결혼 뒤 소득을 합치면 대상에서 빠지는 일이 생기고, 집을 살 때까지 혼인신고를 미루는 사례도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결혼으로 생기는 제도상 불이익을 점검하라고 지시한 데 따라, 오는 19일부터는 부부 합산 소득이 기준을 넘더라도 부부 중 한 명의 연소득이 7천만 원 이하이면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다. 여행 계획 세우기도 한결 수월해진다. 이번 달부터 철도 승차권을 열차 출발 두 달
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재정경제부가 2027년 예산안의 핵심 사업 네 가지를 '경제 치트키'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다. 어려운 용어와 복잡한 숫자를 덜어내고 국민 눈높이에서 설명하겠다는 취지다. 재경부 설명 영상에 '예산 1타 강사'로 나선 박경찬 씨는 먼저 예산 규모를 짚었다. 일반회계 기준 2027년 재경부 예산은 1.6조원이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경제부총리 부처치고는 작은 편이다. 부처들이 함께 만든 산업·고용·국토 정책이 결국 해당 부처 예산으로 구체화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공공자금관리기금,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기금까지 합하면 재경부의 전체 예산은 39조7000억원이다. 첫 번째 치트키는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다. 박 씨는 노르웨이·싱가포르 등 해외 국부펀드를 벤치마킹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한국투자공사라는 국부펀드가 있지만, 외국 자산에 외화로만 투자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한국투자공사에 전략투자계정을 새로 만들어 AI·반도체·로봇·바이오 같은 국내 전략산업에 직접 투자하게 한다. 단기 성과를 좇는 민간 투자와 달리, 유망 기업이 장기 기술개발에 몰두하도록 곁을 지키는 역할이다. 투자 수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