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은 단호한 구석이 있어서 금세 꺾이지만, 친근함은 어느 정도 안이한 감정이라서 사소하게 비슷한 기억의 공유만으로도 쉽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진다. 2년 전 이주한 평택이 낯설지 않았음은 필자의 고향인, 바다가 있는 작은 소도시이지만 광양경제자유구역청과 제철소(포스코)라는 기업현황 등 평택과의 유사점이 많은 것이 이유였을 것이다.
급격한 변모의 도시화가 만들어내는 전도되고 돌발된 상황은 마치 단조로운 여정에 가로 놓인 과속방지턱처럼 짧게나마 그것을 변속한다. 그것을 도시화의 과도기라고 필자는 과감히 말하고 싶다.
소심함과 자기 합리화의 조합인 어정쩡한 온건함 뒤에 숨어 모든 걸 순순히 받아들이던 어느 순간부터 평택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많은 부분이 있지만 우선 도시적 이미지로 국한하여 말하고 싶다.
평택사람으로 터를 이루고 살지 않았을 때는 그냥 스치듯 지나가는 영상물처럼 분절되어 연결된 기억들이 다였다. 필자 또한 바다를 낀 소도시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던지라 해양 도시들의 특별한 트임과 공간의 여유로움을 익히 알고 있기에 평택은 더없이 낯설지 않은 시각으로 다가왔다.
서해안권의 해양 도시들은 문화 역사적 고민 없이 스치고 보면 다분히 바다를 낀 도시의 그렇고 그런 모습으로 인식되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계적인 해양도시 네델란드 ‘헤이그’도 분명 흔한 항구 도시일진데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항구도시로서 평가 받는 것에 다분히 놀라게 된다. 그것은 이유가 너무나 평범한 진리 안에 있다는 것이다.
좁은 길, 찻길, 숲속 길로 구분하여 자전거 길을 따라 갈 수 있게 되어 있어 자연과 더불어 어느 건축물 및 시설물이 바다풍경에 반하는 결과물이 없다. 바다를 끼고 사는 도시와 사람들은 예로부터 동서를 막론하고 다양한 문화와 자연이 연결되어 풍부한 컨텐츠가 생산되어 매우 높은 경쟁력을 갖는다.
2017년에 해양도시 경쟁력 조사에서 유일하게 부산이 세계 주요 해양도시 15개 도시 중 13위를 차지한 적이 있다.
이것은 대부분 해운, 금융법률, 해양기술, 항만물류, 매력도 및 경쟁력으로 평가하는데 세계화 과정의 평가방식으로서 언제든지 그 순위는 바뀔 수밖에 없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도시매력 경쟁력’에서 최고 우위를 차지한 나라는 싱가포르, 오슬로, 코펜하겐, 함부르크, 두바이 순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여간해서 순위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인류의 고민과 가치가 다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지역 정체성의 경쟁력은 매우 유의미해졌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게 들여다 볼 일이 되었다. 그러한 관점에서 평택의 미래와 가능성에 대해 깊이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이다.
첫 째, 평택은 타 해양도시와 달리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적인 청사진이 동시에 느껴진다. 대표적인 도·농 복합도시로서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타 도시와의 차별성이 높은 특별한 도시로, 시각적 선이 크고 굵을 수밖에 없다.
평택항의 황해경제자유구역과 쌍용자동차 그리고 한국의 대표기업 삼성 반도체가 들어오는 고덕지구의 도시적 스카이라인은 어느 대도시와도 비견되지 않는 자신감이 내포 된 풍광으로 받아들여진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신도시 건축물과 구 도시와의 조화로운 하늘 빛, 계절에 비추인 스펙트럼은 개발지역을 중심으로 그 변화의 모습을 주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평택국제항에서 바라 본 저녁시간의 평택은 숲 밖에서 숲을 보듯, 하늘과 바다 그리고 삶과 산업이 어우러진 최고의 풍광으로 다가 온다. 부산의 광안대교가 완공되면서 느껴지는 신.구의 조화, 이것과 저것의 연결, 확장성을 설명할 때 많이 인용되었던 것처럼 새로운 시각적 자신감을 도시 경쟁력에 포함 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처럼 말이다.
둘째, 숨겨진 내면으로 접근 되었을 때의 상황은 전자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 ‘디테일 뷰’가 그것이다. 이것을 혹자는 ‘터 무늬’라고 말한다. 서사적으로 남은 것은 인문학이지만 지역의 앞태, 뒤태로 말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지문학이다. 한마디로 생긴 대로의 모습을 뜻하는데, 이것은 세계 어느 곳에도 같은 곳이 있을 수 없으므로‘터 무늬’가 된다. 사람으로 말하면 얼굴의 표정, 눈빛 등 개략의 아웃라인일 것이다.
평택시청을 중심으로 외곽으로 연결되는 길들이 그렇다. 평택(경기도)과 서해(충청도)의 묘한 인연처럼 지역성을 떠나 상호 존중과 사려 깊은 동반 등 어느 도시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고 품격‘터 무늬’미담을 생각하며 지나는 '메타세콰이어로'가 그것을 말해 준다.
드넓은 평야와 산업이 공존하는, 주변산천과 도시 사람들이 어우러져 현대와 과거의 모습으로 활성화 되어 있는 것도 아름다운 ‘도시 무늬’를 보여준다. 평택은 큰 그림과 작은 그림이 탄탄히 연결되어 있다. 평택은 평택다움이 있다. 그러므로 타 도시에서 답을 찾지 않아야 한다. 평택만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으로 평택스럽게 발전한다면 100만 대도시의 도래가 머지않음을 믿기 때문이다.
답은 평택 안에 있다.
경기헤드뉴스 성미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