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지난 5월부터 진행 중인 농지 전수조사를 두고 "걸리면 곧바로 땅을 뺏긴다"는 말이 돌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 농지법은 위반이 확인돼도 단계별 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고, 정부는 고령농과 상속농지를 위한 보완책도 내놨다.
이번 조사는 1996년 1월 농지법 시행 이후 취득한 농지를 대상으로 한다. 행정정보와 인공위성, AI를 총동원해 실제로 농사를 짓는지, 불법 시설물이 들어섰는지를 살피고 위반이 의심되는 농지는 심층조사로 넘긴다. 목적은 두 가지다. 농지 투기를 잡는 것, 그리고 농지가 실제로 어떻게 소유·이용되는지 정확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배경에는 원칙과 현실의 간극이 있다. 헌법은 농사짓는 사람이 농지를 가져야 한다는 경자유전 원칙을 두고 있지만, 농지법이 상속과 주말·체험영농, 농지전용허가 등 소유 예외를 폭넓게 인정하면서 원칙이 흐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지대장상 농지는 약 195만 헥타르인데 실제 경지면적은 150만 헥타르 수준이다.
그렇다면 위반이 확인되면 어떻게 될까. 중대한 위법이 아니라면 먼저 1년의 자진 처분 기간이 주어진다. 이 기간에 팔지 못했더라도 성실하게 농사를 짓고 있다면 처분 명령이 3년간 유예되고, 이후 처분 의무가 소멸될 수도 있다. 자진 처분도, 경작도 하지 않을 때에만 처분 명령이 내려지고, 6개월 안에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않아야 비로소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물론 예외는 있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은 경우, 농업법인이 부동산업을 한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안 농지 소유자가 의무를 어긴 경우는 중대한 위법으로 즉시 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
올해 농지법 개정의 핵심도 '즉시 처분'이 아니다. 처분 명령 사유가 생겼는데도 지자체가 자의적으로 빠뜨리지 못하도록 재량 규정을 의무 규정으로 바꾼 것이다. 이행강제금 역시 1996년 농지법 제정 때부터 있던 제도로, 2021년 부과율이 20%에서 25%로 올랐을 뿐이다.
거래 절벽 우려도 수치로는 뒷받침되지 않는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농지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늘었다. 농지 실거래가는 2021년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하락률은 4.4%로, 지난해 같은 기간 5.3%보다 줄었다. 다만 거래량 수치에는 조사 시작 전 기간이 포함돼 있어, 조사 기간만 떼어 보면 거래가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령농과 임차농의 걱정도 적지 않다. 조사 과정에서는 농지대장과 직불금 지급 정보, 농업경영체 등록 자료, 항공사진을 맞춰 본 뒤 조사원이 현장을 확인하고, 소유자에게 소명 기회를 준다. 나이가 들어 농사를 쉬게 됐는지, 상속받았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어 방치됐는지, 맹지나 경사지라 경작이 어려운지 등을 이때 설명할 수 있다. 지난 9월 21일 당정은 이런 불가피한 휴경·방치 농지를 농지은행에 맡기면 처분을 유예하고, 농업인끼리 농지를 바꿔 짓는 관행도 농지은행을 통해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던 농지 정보를 한곳에 모아 제도 개선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기도 하다. 현장의 목소리가 제도에 차곡차곡 담겨, 실제로 땅을 일구는 사람이 더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는 방향으로 농지 제도가 다듬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영상출처 : KTV 정책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