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전체 고용 지표는 좋아졌는데, 청년만 그 흐름에서 비켜서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9일 발표한 '2026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64세 고용률은 70.4%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올랐다. 8월 기준으로 70%를 넘은 것은 198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취업자도 2,915만1,000명으로 18만4,000명 늘었다. 다만 다른 달을 포함한 절대 수치로는 이전에도 70%를 넘긴 적이 있어, '8월 기준' 최고 기록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문제는 연령대별 격차다. 통계상 15~29세를 청년으로 볼 때 지난달 청년 고용률은 44.1%로 1.0%포인트 떨어졌다. 2024년 5월 이후 28개월 연속 하락이다. 청년 취업자는 14만3,000명 줄어 4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고, 실업률은 5.4%로 0.5%포인트 올라 2022년 8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반면 30대 고용률은 81.1%로 0.3%포인트 오르며 되레 상승했다. 첫 일자리로 들어서는 문이 좁아졌다는 신호다.
현장의 체감도 다르지 않다. 패션업계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장은선 씨는 주중에 졸업 작품과 자격증 준비를 하고, 주말에는 1년째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사람을 뽑는 업계 특성상 경력 설계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2년째 취업을 준비 중인 이현재 씨는 도서관에서 습관처럼 채용 공고부터 확인한다. 정해둔 기한을 넘기면 눈을 낮춰서라도 취업할 생각이다. 예전보다 뽑는 인원은 줄었는데 요구하는 조건은 높아졌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채용 방식의 변화도 여기에 얹힌다. 인크루트가 기업 600곳을 조사한 결과 채용 방식은 수시 채용이 69.3%로 정기 공채 30.7%를 크게 웃돌았다. 100명 이상을 뽑겠다는 대기업 비중은 14.5%로 1년 새 6.4%포인트 줄었다. 다만 대기업만 놓고 보면 정기 공채가 65.5%로 여전히 높고, 수시 채용은 중견·중소기업에 몰려 있다. 어느 쪽이든 경력이나 직무 경험 없이 첫 문을 두드리기가 어려워진 것은 마찬가지다.
정부가 주목하는 대목은 따로 있다. 뚜렷한 이유 없이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이른바 '쉬었음' 청년이 8월 39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1,000명 줄며 올해 2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청년들이 훈련이나 구직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보는 것이다.
다만 이를 곧바로 회복으로 읽기는 어렵다. 청년 인구 자체가 줄어든 효과가 있는 데다, 정부 추산으로 인구 감소에 따른 몫은 약 8,000명에 그친다. 나머지 상당수는 재학·수강 상태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다. 7월 기준 청년 비경제활동인구 중 재학·수강 인원은 1년 전보다 11만9,000명 늘었다. 구직에 나선 경우에는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되는데, 실제로 8월 청년 실업자는 19만5,000명으로 1만1,000명 증가했다. 정부 역시 쉬었음 감소를 고용시장 회복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청년들의 조바심을 보여주는 지표도 있다. 지난해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이 신입 취업준비생 464명에게 물었더니 55.2%가 "취업만 되면 어디든 관계없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빨리 취업해야 해서(55.1%, 복수응답), 길어지는 구직 활동에 지쳐서(39.1%) 순으로 많았다.
정부는 최근 경력 설계부터 취업 연계까지 아우르는 '청년일자리 회복방안'을 내놨다. 직무 훈련 프로그램인 K-뉴딜 아카데미 참여 인원을 올해 1만 명에서 내년 5만 명으로 늘리고, '청년 첫취업지원제도'를 신설해 취업 경험이 없는 청년에게도 구직촉진수당을 월 65만 원 지급한다. 교육·훈련을 마친 청년을 기업과 잇는 '청년 플레이그라운드'도 새로 만든다. 다만 이들 사업은 2027년 예산안에 반영된 계획으로,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돼야 실제 시행에 들어간다.
내년 청년 일자리 예산은 올해 2조6,000억 원에서 3조3,000억 원으로 약 7,000억 원 늘어난다. 2021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지표가 돌아서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쉬었던 자리에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청년들이 늘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그 발걸음이 실제 일자리로 이어지도록 제도가 제때 뒷받침된다면, 지금의 격차도 조금씩 좁혀질 여지는 남아 있다.
영상출처 : K-팩트체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