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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는 전세로, 집주인은 월세로

정부, 전월세 안심신탁 연내 시범 추진… 전세금은 공적 기구가 예치·반환

 

경기헤드뉴스 권민성기자 | 

전세로 살고 싶은 세입자와 월세 수익을 원하는 집주인, 서로 어긋나던 두 수요를 함께 맞추는 새로운 임대차 모델이 나왔다. 정부가 연내 시범 추진하겠다고 밝힌 '전월세 안심신탁' 사업이다.

 

구조의 핵심은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전월세 안정화기구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세 주체가 3자 약정을 맺고 임차인이 전세금을 기구에 예치하면, 기구가 이를 운용해 발생한 수익을 임대인에게 월세처럼 매달 지급한다. 기구 역할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맡아 전세금 예치와 운용, 반환, 임대인·임차인 모집 업무를 수행한다. 운용 수익률은 연 4%대로 설계됐다.

 

기존 전세의 가장 큰 문제는 세입자의 목돈이 집주인 개인 통장으로 들어간다는 데 있었다. 집주인이 그 돈을 다른 곳에 쓰거나 갭투자에 활용했다가 집값이 떨어지면 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전세사기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안심신탁에서는 전세금이 처음부터 공적 기구에 예치되기 때문에 이런 위험을 구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방송에 출연한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와 정상근 시사평론가는 이 제도가 양측 모두에게 실익이 있다고 짚었다. 임차인은 시중 전월세전환율보다 낮은 3~4%대 전세대출 금리를 활용해 목돈을 마련할 수 있고, 기구가 반환을 책임지는 만큼 별도의 전세금반환보증에 가입할 필요가 없어 보증료 부담도 던다. 임대인은 월세 연체 걱정 없이 매달 수익을 받을 수 있고, 등록 임대사업자라면 임대보증금 반환 보증 가입 의무도 면제된다.

 

시장에서 월세로 옮겨가는 흐름은 뚜렷하다.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 가운데 월세 비중은 2021년 43.5%에서 지난해 63%까지 올랐고, 올해 1~5월 누적으로는 68.6%를 기록했다. 출연자들은 서울 전월세 전환율이 2021년 4.1%에서 4.7%로, 단독주택은 5.4%에서 6.6%로 올랐고, 지방 아파트는 4.8%에서 5.7%로, 단독주택은 8.3%에서 8.9%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전세를 원하는 세입자와 월세를 원하는 집주인 사이의 미스매치가 커진 배경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3일 주택 신속공급 방안 브리핑에서 "조사를 해 보니까 20% 내외 정도의 분들이 관심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 부분 시장의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며 "간접적으로는 갭투자도 상당히 막을 수 있는 효과가 있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저희 국토부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참여 문턱은 낮은 편이다. 주택 유형에 제한이 없어 단독주택과 빌라, 아파트 모두 가능하며, 시세 20억 원 이하 주택이 우선 대상이다. 다만 깡통주택이나 불법건축물은 검증을 통해 걸러낸다. 임차인이 아직 없어도 임대인이 먼저 신청하면 기구가 임차인을 찾아 매칭해 준다. 시세 대비 전세금이 과도한지도 사전에 점검한다.

 

일정은 9월 말 사업 공고를 시작으로 10월 신청 접수, 11월 3자 약정 체결과 전세금 예치를 거쳐 연말부터 순차 입주가 지원된다. 임대소득에 대한 세제 혜택도 함께 검토되고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모집 공고 전에 확정될 예정이다. LH 매입임대주택 500호도 올해 시범 공급된다.

 

전세냐 월세냐를 놓고 한쪽이 양보해야 했던 셈법에 제3의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시행 초기인 만큼 보완할 지점은 앞으로 드러나겠지만, 세입자는 보증금 걱정을, 집주인은 연체 걱정을 덜어내는 구조 자체는 분명 반가운 변화다. 임대인도 임차인도 함께 웃을 수 있는 제도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영상출처 : K-팩트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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