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집을 몇 채 가졌느냐가 아니라 얼마짜리 집에 실제로 사느냐가 세금을 가르는 시대가 온다.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의 파장이 크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은 이번 개편의 핵심을 "주택 수와 보유 기간보다 합산 가액과 실제 거주 여부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동안 집을 투자 내지는 투기의 대상으로 삼았다면, 이제는 실수요에 입각한 거주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기존 체계의 모순은 단순한 비교에서 드러난다. 지방에 10억 원짜리 집 세 채를 가진 사람과 서울에 30억 원짜리 똘똘한 한 채를 가진 사람 중 누가 세금을 더 냈을까. 전자는 다주택자로 분류돼 더 무거운 세율을 적용받았다. 합산 가액은 더 적은데도 그랬다.
개편안은 이 구조를 뒤집는다.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가 거주 여부에 따라 나뉜다. 실거주 1주택자는 공시 가격 14억 원까지 공제받는다. 실거래 가격으로 20억 원이 넘는 수준이다. 반면 1세대 1주택이라도 거주하지 않으면 공제가 9억 원으로 내려간다. 이 소장은 "1주택자이고 거주하고 있다면 20억 원 미만이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2028년부터는 주택 수 구분 자체가 없어진다. 전체 합산 가액만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된다. 3주택 이상에만 부과되던 최고 세율 5%가 보유 주택 수와 상관없이 적용된다. 초고가 주택이라면 1주택자라도 다주택자 수준의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가격대별 희비는 뚜렷하다. 20억 원에서 30억 원 구간은 오히려 부담이 줄어든다. 30억 원에서 40억 원 구간은 변동이 미미하거나 조금 는다. 40억 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주택부터 세금이 대폭 늘어난다.
숫자로 보면 체감이 분명해진다. 시가 50억 원짜리 주택에 실제 거주하는 경우 종부세는 453만 원에서 978만 원으로 2.2배 오른다. 같은 집에 살지 않고 세를 놓으면 1970만 원이다. 이 소장은 "똘똘한 한 채라 하더라도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최대 세금이 네 배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주택자의 계산법도 달라진다. 지금까지는 일괄적으로 9억 원을 공제했지만, 앞으로는 기본 4억 원에 실거주 비중에 따라 최대 5억 원이 더해진다. 집 세 채를 갖고 있고 합산 가액이 25억 원인데 그중 12억 원짜리 집에 산다면, 거주 비중은 48%다. 최대 5억 원의 48%인 2억 4천만 원이 더해져 공제액은 6억 4천만 원이 된다.
세 채를 모두 세 놓고 자신은 전세를 산다면 추가 공제가 없다. 기본 4억 원만 받는다. 이 소장은 "정부가 주는 메시지는 다주택자라 하더라도 적어도 한 곳은 직접 살라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양도소득세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단순히 오래 가지고 있어서 혜택을 보는 방식에서, 얼마나 실제로 거주했느냐에 따라 공제 금액이 달라지는 방식으로 손질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집은 바잉, 즉 사는 것이 아니라 리빙, 즉 사는 곳이라는 원칙 하에 거주 중심의 주택 시장이 정착되도록 부동산 세제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세금 이야기가 인기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도 인정했다. 다만 "조세 제도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개편안은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않은 정부안이다. 입법예고와 국무회의를 거쳐 정기국회에 제출되는 과정이 남아 있다. 확정된 세금이 아니라 앞으로의 계산표가 바뀌는 신호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집을 가진 사람에게 세금 이야기는 늘 무겁게 다가온다. 그러나 이번 개편이 던지는 질문은 의외로 단순하다. 그 집에 실제로 살고 있느냐는 것이다. 오래 들고 있었다는 사실보다 그곳에서 보낸 시간이 인정받는 방향으로 제도가 움직이고 있다. 논의는 이제 국회로 넘어간다. 자신의 집이 어느 구간에 놓이는지 차분히 확인해 두는 것으로 충분한 시점이다.
영상출처 : KTV 정책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