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헤드뉴스 권민성 기자 |
무심코 흘려보낸 생활하수 속에 우리 사회의 민낯이 담겨 있다. 세탁물과 설거지물, 화장실에서 나오는 생활하수가 모이는 곳, 바로 하수처리장이다. 충북 청주시 하수처리시설은 인접 지역의 모든 생활하수를 모아 처리한 뒤 하루 32만 톤을 미호강으로 방류하고 있다.
이곳에 고인 생활하수는 처리 과정을 거치면 투명한 색으로 바뀐다. 그런데 이 평범해 보이는 물속에는 지역 사회의 마약 사용 경향을 읽어낼 수 있는 단서가 숨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곳에서 하수를 채취해 체내에서 배출된 마약류 성분을 분석하고 있다.
식약처의 지난해 조사 결과, 전국 생활하수에서 모두 31종의 불법 마약류가 검출됐다. 계열별로 보면 합성대마 계열이 21종으로 가장 많이 검출됐고, 케타민과 카티논 계열이 각각 3종씩 확인돼 뒤를 이었다. 매년 빠짐없이 검출되던 필로폰(메트암페타민)은 이번 조사에서도 전국 모든 조사 지점에서 확인돼,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적인 사용 실태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
다만 필로폰의 사용 추정량은 미국 등 주요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수처리장 검출량을 기준으로 산출한 전국 평균 사용추정량은 인구 1000명당 하루 85mg으로, 이는 인구 만 명당 한 명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치다.
조사 시기와 장소에 따라 마약 사용 경향도 뚜렷하게 갈렸다. 할로윈데이 유흥시설 인근 하수를 별도로 측정한 결과, 평소 하수처리장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던 코카인과 엑스터시, 케타민 등 이른바 '클럽 마약'이 8종이나 검출됐다. 특정 시기, 특정 장소에 마약 사용이 집중되는 경향이 하수 데이터로도 확인된 셈이다.
식약처는 이번 조사를 통해 확보한 불법 마약류 정보를 수사기관과 공유하고, 새롭게 등장하는 신종 마약류는 신속하게 지정해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눈에 보이지 않던 마약 사용 실태가 하수라는 뜻밖의 창을 통해 조금씩 선명해지고 있는 지금, 앞으로 더 촘촘해질 감시망이 안전한 지역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영상출처 : KTV 정책 K






